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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슬럼가 오도어. 

도시 이름 조차 없었으나 슬럼가 외부에 사는 귀족들이 그곳을 오도어라고 부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오도어는 '악취' '냄새' 등의 뜻을 담고 있으며 슬럼가의 특성상 가난한 사람들이 몰려살아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지만 악명 높은 범죄자들이 큰 규모를 이루며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이유도 한 몫 했다.

 

이곳에서는 범죄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 크게 왈가왈부 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살인을 일삼기도 하는 이곳은 경찰 조차 섣불리 손댈 수 없는 일명 '범죄의 도시' 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오도어에도 작은 희망이 있었으니.

 

그것은 몇 십년 전 나타난 혜성 같은 존재, 헤르무어.

그는 오도어에 갑작스레 나타난 어떤 여인으로 현재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속설들이 모두 달라서 정확히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 길이 없다.

 

정확한 사실은 그가 노파라는 사실과 키가 무척 컸다는 사실, 그리고 현재에는 자취를 감추어 생사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 뿐.

 

그는 질서가 어질러진 오도어를 바로잡은 신같은 존재였다. 힘없는 약자에게는 구원의 손길이었으며 싸움에 지친 강자에게는 휴식을 쥐어준 작자.

 

싸움, 폭력, 어둠.

범죄의 도시였던 오도어에 나타나 헤르무어는 말한다.

 

" 오늘부터 이곳 오도어에서는 오도어 만의 법을 창시할 것임을 선언한다. "

 

오도어에 머무는 약자도 강자도 처음에는 무조건 반발했었다. 그러나 헤르무어는 뛰어난 말재간으로 오도어 사람들을 설득해나가기 시작한다.

 

" 범죄자들이 살기 좋은 도시, 오도어에서 범죄를 멈추라 하는 것은 무용지물이란 것을 잘 알고 있음에, 나 헤르무어는 오늘부터 범죄자들의 구역을 나눌 것을 선언한다. "

 

" 평소 가치관이 잘 맞았던 갱단들을 몇몇 씩 묶어 오도어 내부에서 구역을 나누고 지정하는 것을 법으로 한다. "

 

그러자 약자들이 반발했다.

헤르무어는 이어 말한다.

 

" 약자들은 자신의 가치관과 맞다고 생각하는 갱단의 구역을 스스로 선택하여 그 구역에 들어가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간다. 갱단의 범죄자들은 자신의 구역에 속한 약자들을 목숨 걸고 지킬 것을 맹세하는 것을 전제로 타 구역의 강자나 약자를 향한 범죄를 허용한다. "

 

그로인해 새롭게 재구성 된 슬럼가 오도어. 

오도어는 총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지게 되었다.

 

그 후 몇년이 흘러 오도어에 어느정도 질서가 생겨나고 1년에 한 번씩 모든 사람들이 구역 정중앙에 위치한

중앙 정부 구역에 모여 7일 간의 커다란 축제를 즐긴다.

 

이 축제 기간에는 살인도, 범죄도 저지를 수 없으며 누구나 온전히 마음 놓고 즐길 수 있어

사람들은 이 축제를 '평화의 기간'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오도어의 평화의 기간.

곧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축제를 즐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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